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나폴리탄 괴담14

[나폴리탄 괴담] ○○고 기숙사 규칙 답답한 집안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마음 하나로 나는 기숙사 생활이 가능한 고등학교로 진학을 결심했다.자유롭고, 혼자만의 공간이 생긴다는 것만으로도 설렘이 가득했다.입학 첫날, 배정받은 기숙사 방 앞에 도착했다.문에는 내 이름이 또렷하게 적힌 작은 명패가 붙어 있었다. ‘이제 여기가 내 공간이구나.’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문을 열고 들어가자, 방 안은 조용하고 휑했다.책상, 침대, 옷장. 기본적인 가구만이 놓여 있었고, 공기는 조금 텁텁했다. 누군가 살다 간 흔적이 지워지지 않은 채 남아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.그때, 내 눈에 들어온 건 낡은 책상 위에 놓여 있는 한 권의 공책이었다.처음 보는 물건이었다. 누가 두고 간 걸까? 청소는 다 끝났을 텐데 왜 이런 게 남아 있지?이상하다는 생각을 하면서도, 나는 마.. 2025. 4. 17.
민박집 운영 지침서 민박집을 운영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나에게, 선배 경영자는 두툼한 서류 한 묶음을 건넸다.“이건 네가 살아남기 위해 꼭 필요한 매뉴얼이야.” 겉보기엔 일반적인 운영 지침처럼 보였다.손님 응대, 청소 규칙, 비용 관리 등…하지만 페이지를 넘길수록 나는 숨이 턱 막혔다.이건 단순한 운영 매뉴얼이 아니었다.이곳에서 살아남기 위한 지침서였다.나는 손을 떨며 읽어 내려갔다.그리고 그때부터, 이 매뉴얼이 단순한 미신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.1. 사람이 죽은 방은 최대한 빨리 정리하라. 절대 빈 방으로 남겨두지 마라.사고사든 자살이든, 빈 방으로 두는 순간 문제가 시작된다.손님을 받되, 가족 단위 손님이나 노름꾼들을 넣어야 한다.혼자 오는 손님을 배정하는 것은 금지.이상하게도, 이 방은.. 2025. 2. 12.
영화관 이용 규칙 백수가 된 지 1주일. 매일 똑같이 흘러가는 무료한 시간 속에서 소파에 누워 아무 생각 없이 뒹굴고 있었다. 그러다 문득 영화관이 떠올랐다. "그러고 보니, 마지막으로 영화관에 갔던 게 언제였지?" 기억을 더듬어 보니, 벌써 1년 가까이 된 것 같았다. 그동안 바쁘다는 핑계로 영화관을 멀리했지만, 지금은 시간도 많고 기분 전환도 필요했다. "좋아, 오랜만에 영화관에서 영화 좀 보자." 나는 그렇게 마음먹고 자리에서 일어났다. 옷을 갈아입고 집을 나섰다. 영화관에 도착했을 땐 약간의 설렘마저 느껴졌다. ‘어떤 영화를 볼까? 팝콘은 큰 걸로 시킬까?’ 사소한 생각들이 머리를 스치며 발걸음이 가벼워졌다. 하지만 막상 도착한 영화관은 묘하게 분위기가 달라져 있었다. 익숙하면서도 어딘가 낯선 느낌이 들었다. 내부.. 2025. 1. 14.
서울벙커 이용 규칙 좀비 사태가 일어난 지 어느덧 3개월이 지났다. 혼란 속에서 나는 생존을 위해 이곳저곳을 떠돌며 하루하루를 버텨냈다. 음식과 물을 찾아 헤매고, 끊임없는 위험 속에서 정신을 놓지 않으려 애쓰며 살아왔다. 그러던 중, 반쯤 고장 난 낡은 라디오에서 우연히 들려온 소식이 나의 귓가를 사로잡았다. "벙커가 운영되고 있습니다." 한 줄기 빛 같은 소식이었다. 나는 그 말을 듣자마자 내가 가진 모든 짐을 챙겼다. 가방에는 남은 식량과 물, 자잘한 도구들까지 모조리 넣었다. 곧바로 벙커가 있다는 방향으로 길을 떠났다. 벙커로 향하는 여정은 결코 쉽지 않았다. 폐허가 된 도시는 적막했지만, 언제 어디서 위험이 튀어나올지 알 수 없는 긴장감이 가득했다. 몇 번이고 위기를 넘겼고, 두 번 다시 돌아보지 않겠다고 다짐하며.. 2025. 1. 11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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